검색
     

    [디자이너 에세이: 누아믹에 담기는 여러 가지 이야기]



     

    흘러가는

    나는 늘 주류에서 벗어나 있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취향도 삶의 방향도 그랬다.

    과자를 좋아하지 않아 어쩌다 입맛에 맞는
    과자라도 찾으면 반가웠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여지없이 그 과자는
    단종되거나 수입이 중단됐다.

    그럼에도 내 취향이 독특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순히 내 선택이 중요했고
    그런 것을 찾아가는 게 좋았다.

    스스로를 다 안다고 생각하며 살다
    예상치 못했던 것을 맞닥뜨릴 땐,
    삶이 환기되는 기분이 든다.
    공들여 나만의 취향을 찾는 여정은 그 자체로 즐겁다.
    그렇게 나에게 맞는 것들이 모여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확언하는 순간들이 쌓여갈 때
    스스로 견고해지는 기분이 든다.

    삶의 방향도 그렇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

    흘러가며 돌덩이에 둘러 쌓인 좁은 계곡을 지나가기도,
    잔잔한 호수에 머물기도 하며 살고 싶다.
    때로는 큰 바다의 거친 파도를 가르며
    힘차게 나아가는 순간도 기대한다.

    그게 나를 어디에 속하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삶의 상처들을 살피고 잔잔한 일상의 여유를 즐기며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 좋다.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가고 싶다.
    반대로 거슬러 오를 수 없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나만의 흔적들을 남기고 싶다.


    WORLD SHIPPING

    PLEASE SELECT THE DESTINATION COUNTRY AND LANGUAGE :

    GO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