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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에세이: 누아믹에 담기는 여러 가지 이야기]



     

    포개지다

    포개지다 : 놓인 것 위에 또 놓인 상태.

    종이 위에 종이가 놓인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계속해서 놓여 하나의 책이 된다.
    무작위로 한 장을 뽑아 들어 읽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저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앞 뒤를 유추할 뿐이다.
    하지만 수백 장의 책에서 뽑아낸 단 한 장으로
    과연 어디까지 유추할 수 있을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쓰여진 이야기를
    첫 장부터 곱씹어 읽어 내려간다.

    이야기가 어디로 흐를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속단하지 않는다.
    그저 공기처럼 이야기 속으로 섞여 들어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생생하게 관찰한다.
    그저 따라갈 뿐 바꿀 수 있는 건 없다.
    나는 받아들이고 흘러가는 대로 쫓아간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났을 때
    그저 덤덤히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너를 받아들인다.
    단편적인 부분으로 너를 유추하지 않고
    수백 장인 너의 인생을 천천히 하나하나 읽어 간다.
    너가 어떤 사람인지 속단하지 않고
    너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바꾸지 않고 이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덤덤히.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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