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r's Essay nueahmik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05. 개기일식 태양-달-지구 순서로 배열될 때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다. 언제부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우주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공포증으로 인해 늘 우주를 볼 수 없었다. 마치 달이 태양을 가려 볼 수 없는 것처럼. 시간이 흘러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게 되었다. 불완전했던 내가 사라지자 우주 공포증도 희미해져갔다. 이제서야 우주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22FW 컬렉션의 주된 이야기가 개기일식의 원리와 묘하게 닮아있다. 그래서 달과 태양의 컬러와 개기일식 상태의 그림자를 그대로 옷에 담았다. 그리고 온전히 가려도 퍼져나오는 빛은 넓은 주름스커트로 표현했다. 우주-두려움-나. 두려움에 가려 볼 수 없었던 우주. 두려움이 사라지고 서서히 마주하게 된 우주. 보이지 않다가 보이는. 감춰졌다가 다시 보일 수 있게 된.